오늘의 말

어떤 상황에서든 인간은 자기 일이 훌륭하다고 생각하려 애쓴다

장덕희 2018. 7. 26. 10:19

생각해보면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했따

누구든 어떤 행동을 하기 위해선 그 행동이 중요하고 훌룽하다 여기지 않으면 안 된다

때문에 사람들은 어떤 처지에 놓이든 자기가 하는 일이 중요한 일이고 

훌륭한 일이라 생각하려 끊임없이 애쓰는 것이다.

흔히 사람들은 도둑이나 살인자, 간첩, 매춘부 등이 자기 일을 천하게 여기고 

부끄러워할 거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정반대다. 

운명에 의해서든 실수에 의해서든 어떤 처지에 놓이기 되면,

 사람들은 그것이 아무리 옳지 않은 것이라 하더라도 자신에겐 바람직하고

중요한 것이라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런 인생관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그런 생각을 인정해주는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어 있다.

우리는 민첩성을 뽐내는 도둑이나 제 음탕함을 자랑하는 창녀, 

혹은 잔혹성을 과시하는 살인자를 보면 깜짝 놀라게 된다.

우리가 놀라는 건, 그들이  속해 있는 집단이나 환경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며,

또한 우리는 그 세계의 밖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부자나 군인, 정치인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재산을 뽐내는 부자는 결국 약탈자이고, 전력을 자랑하는 사령관은 결국 살인자이며, 

권력을 과시하는 정치가는 결국 압제자가 아닌가?

이들 역시 마찬가지인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입장을 합리화하기 위해 인생관이나 선과 악의 개념을 왜곡하는 이들의 행동은,

우리에겐 잘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이런 왜곡된 관념을 가진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훨씬 만은데다, 

우리 역시 그 안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레프 톨스토이, 부활1,234